2007. 4. 2. 20:52
LeiSuRe/MoVieS
ExclamationMark™
정말 간만에 연극을 봤다. 친구를 잘 둔 덕분이라고 말할 수 밖에.
(썽, 재경 정말 고마워~~!)
아부지, 어딜 그래 갑니까?
아직도 그래 갈 데가 많이 남았습니까?
--워키신고 장구메고, 바람따라 구름따라 떠돌던 아버지.
--그 빈자리를 새로운 아베와 어메로 채워주신 아버지.
--단 한 번도 제자리에, 가족 곁에 있지 않았던 아버지...
--세월이 흘러 기억의 조각을 맞춰보니 문득 아버지의 운명이 보인다.
--평생을 원망하면서도, 늘 그렇게도 그리웠던 아버지가 보인다.
조재현, 박철민, 이한위 그리고 장영남, 권지숙.
브라운관으로만 보던 배우를 직접 본다는 것은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거기다가 바로 앞에서 느껴지는 그대의 땀방울과 거친 숨소리까지.
영화가 정적의 스케일이라면 연극은 동적의 리얼리티라고나 할까.
매 장면마다 살아움직이는 듯한 배우의 움직이는 얼굴의 근육 하나하나와
역동적인 몸짓.
도저히 시선을 뗄 수가 없는 두 시간이었다.
극중 아버지는 우리가 바라보는 아버지와는 사뭇 다르다.
전쟁 속에서 가족에 대한 책임은 각자에게 맡기고 혼자 피난가는 장면과
애첩이 떠나가자 본처에게 돌아와달라고 부탁하는 장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졸업식과 딸의 출산에는 어김없이 나타난다.
나는 극중 아버지의 뒤틀릴대로 뒤틀린 모습을 보통의 아버지가 겪는 고통 속에서 찾아본다.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고 감수한다.
경숙이 아버지의 그러한 행동은 그 희생과 감수를 역설적으로 표현하여 우리에게 더 절실한 감정을 느끼도록 한다.
그런 아버지를 원망할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그립기만한 아버지.
원망과 그리움 사이에서 진정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아버지가 있는 것이다.
적절한 코믹 요소의 배치가 보는 나로 하여금 웃게 해주었다면,
그 웃음 속엔 또 다른 감동이 있던 그런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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